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창문을 덜 열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전기요금이 신경 쓰였고, 괜히 찬 공기 들였다가 집 안 온기가 다 빠져나갈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며칠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환기를 미루다 보니, 어느새 며칠이 훌쩍 지나 있었다.
이상하다고 느낀 건 아침이었다. 잠을 못 잔 것도 아니고, 평소처럼 자고 일어났는데 머리가 맑지 않았다. 완전히 피곤한 건 아닌데, 생각이 또렷하지 않고 몸과 정신 사이에 얇은 막이 하나 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커피를 마셔도 개운하지 않았고, 해야 할 일을 바로바로 떠올리기보다는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단순히 컨디션 문제라고 넘기려 했다. 그런데 며칠째 비슷한 상태가 반복되자, 생활을 하나씩 되짚어보게 됐다. 수면 시간, 식사, 스마트폰 사용, 운동 여부까지 하나씩 떠올리다가 문득 공통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그 며칠 동안 거의 창문을 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날 아침, 큰 기대 없이 거실과 방 창문을 동시에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확 들어왔지만,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 5분쯤 지났을 때부터는 실내 공기의 느낌이 달라졌다. 냄새가 사라졌다기보다는,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이 조금 더 편안해지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날 하루가 극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전 내내 머리가 전날보다 분명히 맑았다. 집중도 조금 더 잘 됐고, 이유 없이 늘어지던 기분도 덜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환기를 안 했던 며칠 동안, 내 몸은 조용히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이후로는 환기를 ‘공기를 바꾸는 일’이라기보다는, 하루의 상태를 리셋하는 행위처럼 생각하게 됐다. 대단한 건강 관리가 아니어도, 창문을 여는 작은 행동 하나가 컨디션에 이렇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경험이었다.